지마켓에서 카톡하자하면 씹으세요

나 진짜 이렇게 어이없고 황당한 경험 처음이었음. 그냥 평범하게 지마켓 들어가서 브랜드 지갑 하나 보다가, 약간 할인 붙은 거 발견해서 클릭했거든. 상품 설명도 정리 잘 돼 있었고, 사진도 상세하게 올라와 있고, 후기도 몇 개 있어서 그냥 그런가보다 했지. 원래는 온라인몰에 등록된 판매자한테 바로 문의 잘 안 하는데, 배송 일정 좀 궁금해서 그냥 한번 채팅 눌러봤음.

근데 그쪽에서 갑자기 카톡으로 이어서 얘기하자는 거야. 처음엔 그냥 “상세 상담은 카카오톡으로만 진행 중이에요” 이러길래, ‘뭐 그렇게까지 할 일인가’ 싶긴 했지만 크게 의심은 안 들었음. 뭐 나도 귀찮아서 그냥 넘어간 것도 있었고. 카톡 아이디 알려주더니, 연락하자마자 바로 답장 오더라. 말도 조리 있게 하고, 뭔가 응대하는 톤도 되게 프로처럼 차분해서 딱히 불안한 느낌은 없었음.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 “상품 페이지가 지마켓 쪽에서 오류가 있어서요” 하면서 새 링크를 보내더라. 나는 또 ‘지마켓 링크겠지’ 하고 아무 생각 없이 눌렀음. 근데 뭔가 이상한 거야. 딱 열자마자 디자인은 비슷한데, 주소창이 도메인 꼬여 있고 뭔가 구성도 묘하게 어설픔. 원래 지마켓이면 상단에 로고 떠야 하는데 흐릿하고, 버튼 폰트도 약간 다르고. 순간적으로 이상한 느낌 들어서 바로 닫았는데, 생각해보니까 내가 아까 그 페이지에서 살짝 뭘 입력했던 거야. 그때 진짜 심장이 벌렁벌렁…

그제서야 불안해서 검색을 좀 해보게 됐고, 비슷한 사례 찾으려고 이것저것 뒤지다가 먹튀위크(mtweek.com) 들어가게 됐음. 나 진짜 그 전까진 그런 먹튀검증 사이트 있는지도 몰랐거든. 근데 거기 정리된 내용 보고 진짜 눈이 동그래짐. ‘쇼핑몰 사칭 + 카카오톡 유도 + 외부 결제 페이지 링크’로 이어지는 수법이 진짜 여러 번 시도된 흔적이 정리돼 있었고, 피해 사례도 날짜별로 정리돼 있었음. 특히 내가 본 그 구조, 내가 대화했던 말투랑 유사한 스크립트까지도 캡처돼 있어서 소름 돋았음. 진짜 이런 수법이 하루 이틀 있었던 게 아니더라고.

더 소름 돋는 건, 지마켓, 11번가, 쿠팡 할 거 없이 유명한 데들 다 사칭 대상이라는 거였음. 메이저 플랫폼이란 이유로 안심하고 들어갔다가, 판매자가 제시하는 외부 경로만 따라가면 바로 사기 위험 노출된다는 게 너무 현실감 있게 와닿았음. 그리고 카톡으로 유도하는 건, 플랫폼 내부 채팅 기록 안 남기려고 하는 거라고 하더라. 그 말 듣고 확 와닿았음. 그때 그 사람이 유난히 친절하고 빠르게 응대한 이유도 다 의심스럽게 느껴졌고.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이거 겪고 나니까 내가 혼자 멍청했던 것도 아니더라. 평범한 소비자가 절대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거라, 진짜 몇 번만 더 방심했으면 나도 흔한 피해자 중 하나 됐을 거임. 뭐 그런 일 없어야겠지만, 만약 그 링크 조금만 더 눌러봤거나 그때 이상하단 감각 하나 없었으면, 그냥 그대로 넘어갔을 가능성 200%.

그 이후로는 아무리 급해도 플랫폼 벗어난 거래는 무조건 거르고, 누가 링크 주면 일단 눌러보지도 않고 도메인부터 본다. 심지어 지금은 사이트 주소부터 DNS 확인하는 습관까지 생김. 뭐 오바라면 오바일 수도 있는데, 이번에 진짜 교훈 얻은 건 이거였음.

문제는 내가 아니라, 그 사람들이 너무 잘 만든다는 거고, 해결은 내가 눈치채기 전에 이미 누군가가 구조화해서 정리해놨다는 점임.

내가 실시간으로는 몰랐던 걸 누가 미리 겪고 정리해놨기 때문에 피해를 피할 수 있었던 거고, 결국 정보 하나가 사고 전체를 막을 수 있다는 걸 체감으로 알게 된 거임. 그러니까 이건 그냥 ‘조심하세요~’ 이런 얘기가 아니라, 진짜 시스템적으로 속이려고 드는 사기엔 시스템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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